지역 민주당, 총선 치를 준비 되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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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민주당, 총선 치를 준비 되어 있나.
  • 이성현
  • 승인 2024.01.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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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인 대구 경북에서 민주당은 언제나 야당이었다. 2002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을 당시 기라성같은 민주당 인사들이 이곳 TK에도 있었지만, 그들은 정부 여당이라는 뒷배경에도 불구하고 각종 치러진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그 뒤에도, 또 그 뒤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주목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부겸, 홍의락 등 개인기가 뛰어난 인물이 2016년 실시된 총선에서 지역구 현역의원으로 나란히 당선되면서 TK에서도 민주당이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었다. 그렇지만, 그들도 다음 총선에서 낙선, Tk 에서의 민주당의 전성시대는 사실상 그것이 전부였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2024년 총선은? 그리고 총선을 준비하는 민주당 중앙당과 대구경북시도당은 제2의 날개짓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한 마디로 의문이다. 

투자 없는 민주당, 이번에도 기대하기 어렵다.

2002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고, 임기 동안 민주당(당시 새천년민주당)은 진보정당의 볼모지인 TK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했다. 2005년 보궐선거에는 이강철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지역구 탈환도 도전했다. 당시의 정치적 배경 등을 감안하면 이는 민주당의 TK에 대한 정치적 투자였다. 

그러나 2007년 정권이 바뀌고,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투자는 사실상 멈췄다. 노무현 정부 시절 투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민주당은 이때도 투자를 했어야 했다. 이는 거꾸로 국민의힘의 호남에 대한 투자와도 같은 얘기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지역구 의원 한 명 만들기에 실패할지 모른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쉽지 않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일단, 출마해 당선될 수 있을 정도의 개인기를 가진 후보가 만만치가 않다. 강민구 시당위원장과 이승천 전 한국장학재단 상임감사, 그리고 권택홍, 김성태 후보 같은 경우가 확실한 지지층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다. 다른 후보들은 개인의 경쟁력보다는 당에 대한 인지도 차원의 지지율을 소유하고 있다고 정가는 판단한다. 

경북은 더더욱 볼모지다. 구미에 출마하는 장세용 전 구미시장과 김현권 전 국회의원, 그리고 포항의 오중기 전 도당위원장 정도다.
희생한 당원에 대한 보상 반드시 제시해야 “병립형 권역별 비례제가 정답일 수...”

TK에서 민주당의 총선 승리라는 단어는 당선은 말할 것도 없고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괄목할 만한 성적표가 필요한 상황인데,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어 보인다. 

먼저, 민주당 대구경북시.도당의 총선 체제다. 그동안 시도당이 2024 총선을 향해 나름의 정비와 준비를 해왔겠지만, 시도민 입장에서는 여전히 그 세력은 약해 보인다. 당원수나 지역민들의 정치 성향을 고려하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욕심을 더 내보자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단합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몸집이 작은 사람은 빠르다. 간간이 내던지는 잽에 상대는 짜증이 유발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그러다 넘어지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민주당 대구경북시도당은 조금 더 빨라야 한다. 

또한, 링에 오르는 선수를 코치할 코치진도 잘 보이지 않는다. 노련한 코치는 상대가 제아무리 체급이 다르더라도 기술적으로 자신의 선수가 링 위에서 싸울 수 있도록 리드한다. 3회에서 끝날 수 있는 경기가 12회전까지 가는 기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가만히 찾아보면 민주당 내에도 선거 경험이 많은 인사들이 제법 있다. 문제는 이들이 지금은 후방으로 모두 일리거나 빠져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지금 필요한 이유다.

중앙당이 어떤 역할을 해줄지도 의문이다. 중앙당이 대구에, 경북에 대한 애정을 보여줘야 한다. 깊은 고민이 없는 것처럼 과거의 행태가 이어져선 안된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가 비례대표제도다. 노무현 정부가 했던 그 투자 방식이 지금 다시 필요하다. 지역구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니 비례로라도 밀어줘야 지역이 민주당을 바라본다. 지금 논의되는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중앙은 연동형으로 가되, 지방만큼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함으로 민주당은 영남에서,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발을 붙일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두 정당 모두 대선에서 투자에 대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0.73%의 패배를 곱씹어봐야 한다. 과거 민주당이 김부겸과 홍의락이라는 인물에 목매는 방식으로 지역 시도당을 운영하다 두 사람이 사라진 것은 뼈아픈 실수다.

투자가 끊긴 상황에서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자리를 놓쳤다. 그동안의 시간에 민주당 대구와 경북에 조금이라도 투자해 놨다면 이재명 득표는 올라갔을 것이다. 결국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패한 원인은 TK에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민주당 내부에서 이번 선거(총선)를 우려하는 이유는 아마도 인재 부재가 가장 클 것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 실패로 기초의원은 40% 이상 줄어들었고, 광역의원은 비례 대표 1명이 고작인 상황이다. 이같은 성적은 좋은 인재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역시 같은 상황이라고 보면 비록 대구시민 눈높이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기존 후보 중에서 다양한 선거 경험과 경륜을 지닌 인사를 내세워 총선을 치르고 전체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략이 고스란히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이어지고, 그 틀에서 비례의원으로 국회 입성할 수 있는 인물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단, 민주당 역시 대구에서 출생한 사람을 찾을 것이 아니라 대구에서 살아온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민주당 대구경북시도당을 위한 오랜 시간동안 고생하고 희생해 온 사람들에게 고생한 만큼의 정당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모범 사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당원이 주인이 되고 희생과 봉사, 고생에는 반드시 댓가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이 이같은 일을 현실화시키게 되면 2024 총선으로 그치지 않고 대구에서 민주당 세력이 확대되고 나아가 차기 대선 승리에도 토양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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