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곳이 박근혜밖에 없었나? 국힘 결국 정치판에 박근혜 끌어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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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곳이 박근혜밖에 없었나? 국힘 결국 정치판에 박근혜 끌어들여
  • 이성현
  • 승인 2024.03.3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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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정치 안한다는 박 전 대통령 정치판 끌어들여

박근혜, 정치 안 한다더니... 4월 총선은 박근혜의 정치 재개  

국민의힘이 결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판에 끌어들였다. 오는 4월 10일 선거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재개‘를 알리는 선거로 변질되고 있다.

“국민에 어떤 방식으로든 보답을 하겠지만 정치를 하지는 않겠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의도든, 의도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정치 한복판에 등장했다. 

공식적으로 정치 재개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정치적인 공식적인 일정이나 소식도 없다. 그러나, 그의 행보나 움직임은 이미 정치 한복판에 등장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코앞에 두고 박 전 대통령에 적극 구애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두 번이나 만났다. 첫 만남은 의례적인 자리였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의미를 부여했다. 두 번째 만남은 지극히 정치적인 뜻이 담긴 만남이었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었고, 보수정당의 결집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다. 박 전 대통령을 보수 결집에 활용한 셈이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민의힘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은 또다시 이뤄졌다. 김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생일상에 초대한 4인 외에 아무도 만나주지 않은 박 전 대통령과의 영광스러운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 역시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 

비대위 체제로 빠진 국민의힘은 이번엔 한동훈 위원장을 다시 대구 달성으로 보냈다. 26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달성 사저를 직접 찾았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동행했다. 정치적 의미는 그만큼 두 겹으로 두꺼워졌다. 

총 4회에 걸쳐 당 또는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이같은 만남에 의미를 부여한다. 왜일까? 

돌이켜보면 만남의 시간과 시점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4 차례의 만남 모두에는 선거, 2024년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대통령 취임 직후 만남에는 틴핵의 강을 건너기 위한 일종의 보험 차원의 만남이었다고 보면, 김기현 대표와의 만남에는 보수 결집이라는 절체절명의 숙제와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었고, 윤 대통령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만남 뒤에는 또 다른 정치적 계산도 담겨 있다고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26일 한동훈 위원장의 방문은 앞선 방문의 의미 외에 또다른 정치적 의미가 있다. 수도권이 위기다. 낙동강 벨트도 무시하지 못할 상황이다. 충청지역의 민심도 곤두박질치고 있다.부산의 민심도 국민의힘으로서는 버거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으로서는 엄청난 위기다. 

그동안 한동훈 위원장의 역량으로 간신히 버텨오던 국민의힘이 더이상은 한 위원장 혼자만의 개인기만 가지고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구원투수로 유승민 전 의원의 이름도  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선택한 1순위 선택지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분석된다. 보수진영의 결집, 정치 재개의 움직임(?), 앞선 방문과는 달리 이번 한 위원장의 방문은 의미가 조금은 다르다. 위기 속 국민의힘을 어찌됐거나 총선이 끝날때까지는 끌고 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은 방문이라는 점에서 보수ㅜ심장 대구와 대구에 거주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한 새로운 동력을 발생시키고자 하는 한동훈 체제의 국민의힘 고민이 숨겨져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지역 정가 일각의 관전평이다. 

득실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4월 총선 전체 선거를 볼 때 그렇게 득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정치 안 한다던 박근혜....그 말에 진심? 진정성 의심받기 시작 

한동훈 위원장의 박 전 대통령 만남이 총선에 득이 되려면 부산과 울산, 경남 등이 한꺼번에 움직여줘야 한다. 대구만의 목소리로 서울과 경기까지 움직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그게 또 쉽지 않아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다. 그는 지난 북 콘서트 당시 “정치는 하지 않겠지만, 국민들께 어떤 방식으로든 보답하며 살겠다”고 정치 재개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실 그의 이같은 입장은 그날이 처음은 아니었다. 

박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국민들로부터 의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대구 달서병에 출마한 유영하 후보의 영향이 크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에 출마했다. 통상적 대구시민 눈높이로 가늠하면, 그는 대구시장 자격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그가 시장직을 노린 것은 정치적 야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역 정가는 해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다. 수감 시절 자신을 보필했다는 이유로 자신 옆에 있도록 한 박 전 대통령.....그리고 유영하 변호사.

그 두 사람은 어느 덧 끈끈하게 얽혀있다. 분명한 것은 유 변호사가 자신의 정치적 꿈을 실현하기 위한 힘을 박 전 대통령에 의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유 변호사에 많은 국민이 눈총을 보내는 이유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대구시장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돌이켜보면 이미 이 당시부터 박 전 대통령은 정치 재개를 위한 몸풀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부정했던 정치 재개의 약속을 지킬 생각이 있었다면 4월 총선에 유영하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 본인의 의사에 의해 출마를 결정했다고 하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렇게 믿어줄 대구시민, 아니 대한민국 국민은 한 명도 없다. 달서 갑 공천을 경선도 없이 단수 추천되는 경위만 보더라도 그렇고, 박 전 대통령과 윤석열, 김기현, 한동훈 세 사람과의 만남이 그렇다.

진짜 우려하는 바는 이런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하는 정치라면 차라리 낫겠다. 그러나, 유영하 변호사를 앞장세운 정치는 위험천만해 보인다. 

우선, 유 변호사가 자신의 의지, 자신의 정치 철학으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을까에 의문이 있다. 그를 잘은 모르기에 하는 말이다. 행여나 유 변호사의 의정활동 그 어느 하나에라도 박 전 대통령이 개입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있다. 

둘째는 대구지역 정치권에 박 전 대통령이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발생할 것 같은 우려가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전적으로 유영하 후보의 개인 역량에 달려 있다. 하나라도 박 전 대통령의 입김이 유 후보를 통해 나온다면 가뜩이나 정치적 대들보가 없는 대구 정치권이 박근혜라는 이름하에 다시금 우왕좌왕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까라는 조바심이 그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어느새 대한민국 정치 중심으로 다가와 있다. 그리고 이번 총선은 윤석열의 총선이 아닌 박근혜의 정치 재개를 알리는 선거로 이미 치러지고 있다. 그러니, 차라리 본인 입으로 정치를 하지 않겠다느니 하는 말들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그 말을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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