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집행부 견제 기능 상실했나 시민들 의회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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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집행부 견제 기능 상실했나 시민들 의회에 분노
  • 이성현
  • 승인 2023.07.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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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수해 중 골프라운딩에 대한 국민적 비판에 지난 19일 시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19일은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 절차 여부 결정이 있기 하루 전으로, 이전까지 홍 시장은 규정을 어긴 바 없다며 떳떳하게 윤리위에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역에서는 홍 시장이 그동안의 강경 모드를 접고 사과를 하겠다며 허리를 90도 굽혀 인사한 데에는 당 내부의 이같은 분위기를 사전에 조율하려는 속내가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대구시의회 전경
대구시의회 전경

이런 가운데 대구시민의 대변자이자, 집행부 견제라는 고유 책무를 지닌 대구시의회가 이번 골프라운딩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1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제302회 임시회 회기에 들어갔다. 시민들은 당연히 개회 당일인 18일 홍 시장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알았지만, 시의회는 홍 시장이 당 원내대표 방문 일정 때문에 의회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시의회는 19일에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많은 대구시민들은 이같은 시의회의 행보에 깊은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시의회는 시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시민들의 궁금증을 대신 확인하고 알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그러나 시의회는 홍 시장의 행위를 묻기 좋은 의회가 개회됐음에도 이와 관련된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대구시의회는 홍 시장이 논란성 발언이나 행동을 할 때 잠잠해왔다. 대신, 홍 시장이 선전에 나설 때는 시의회가 앞장서서 들러리를 자처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등 시민들의 우려를 낳아왔다. 

취수원 물 문제만 가지고 보더라도 홍 시장의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안동댐 취수 발표 과정에서 구미시와 대구시간의 전후 상황을 살펴보는 대신 대구시의회는 홍 시장의 결정을 지지하고 구미시를 규탄하는 성명서 발표에 나서는 등 사태를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이후에도 신청사 문제를 가지고도 시의회는 의회 고유의 역할을 감당하기보다는 먼 산 보듯 홍 시장의 입만 쳐다보는 등 시의회로서의 기능을 잃었다는 비판을 또 감수해야 했다. 

시민들은 매의 눈으로 시의회를 바라보고 있다. 시의회가 집행부 견제라는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단호히 묻겠다는 비장한 목소리도 들린다. 그런데도 무슨 연유에선지 대구시의회는 이번에도 홍 시장을 견제하지 않고 있다. 시의회가 홍 시장을 비호하는 기구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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