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동안 ‘입당하느냐 마느냐’, ‘하면 연제하느냐’ 등을 두고 무성한 소문을 남겼던 윤 전 총장이 전격 입당을 결정한 데에는 자신을 보호해 줄 울타리의 절대성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불과 하루 전에는 "궁극적으로야 국민의힘과 손을 잡고 입당한 상태에서 선거에 나가도 나가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입당은 하되 다소 시간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남겼었다.
윤 전 총장의 입당 결정 배경에는 이밖에 여러 추측이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도 만남을 가져 왔던 것으로 알려지는데,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도 입당과 관련한 메시지를 받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그동안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11월경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 것을 조언해왔다. 그렇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월 이후 단일화는 없다‘고 공헌하면서 모든 일정을 조정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또, 최근 ‘친윤’ ‘반윤’ 갈등도 풀어야 하는 숙제가 되자, 더 큰 논란과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입당신청서를 권성동 의원에 전달했다. 최고위위원회 및 당 대표의 승인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입당을 권유해 왔던 만큼 이날 입당신청서는 사실상의 입당을 의미한다.
윤 전 총장은 “제1야당 국민의힘이 주축이 되어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고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고 그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며 “다만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당적 없이 경청하는 시간을 좀 더 갖고 싶었는데 제가 한 달 동 많은 분들을 만나보니까 불확실성보다는 초기부터 (국민의힘과 함께) 가야 된다는 국민이 많으셨다. 그래서 8월까지 굳이 끄는 것보다 국민들께 빨리 알려드리고, 당적을 가진 신분으로도 국민의힘에 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분들의 넓은 그런 성원과 지지를 받기 위해서 일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에서 입당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선 룰에 대해서는 “당에서 결정한 바에 저는 따르겠다는 그런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고 아직 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가장 공정한 경선룰 이라고 하는 건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서 하는 것이 공정한 거라고 일반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입당은 했지만 가야 할 길은 산 넘어 산
윤 전 총장이 30일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을 한 데에는 본인에 대한 검증은 둘 째 치더라도 아내 김건희씨 등 가족 문제를 일일이 자신이 모두 커버하기에는 앞으로의 일정이나 명분에 있어서도 빈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 등을 커버해 줄 수 있는 것은 결국은 정당과 같은 보호막인데, 윤 전 총장은 가족 문제 등에 관해서는 국민의힘의 어깨를 빌리고자 했을 것이란 분석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가족 문제 외에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그로서는 자신에 대한 검증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따라서 비록 입당은 했지만 당 내부의 윤 전 총장 개인에 대한 검증의 칼을 피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비록 국민의힘 가족은 되었지만 당 내부, 특히 당의 같은 대선 주자들의 혹독한 신고식을 감내해야 할 것 ”이라며 “윤 전 총장에게는 ‘산 넘어 산’ 이란 표현이 적합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윤 전총장이 밖에 있을 때부터 국민의힘 홍준표, 유승민 등 대선 예비 주자들은 ‘일단은 들어와서 싸울 것’, ‘’정치 초년생으로서의 철저한 검증‘ 등을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