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훈 수성구의원,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실망..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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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훈 수성구의원,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실망..탈당
  • 진예솔 기자
  • 승인 2021.01.16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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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 처음 했었던 약속들을 잊어”

백종훈 수성구의원(고성1,2,3동)이 더불어민주당 탈당의사를 밝혔다.

백 의원은 13일 “당선 이후 2년여를 지나오면서 바라본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은 처음 했었던 약속들을 잊어갔다”며 탈당 이유를 밝혔다.

그는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이라는 대통령 취임당시의 약속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을 비롯한 많은 사건사고들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한 “여성인권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던 우리당 출신의 광역단체장들의 연이은 성범죄와 함께 우리편 감싸기를 위해서 피해자를 모욕하고,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면수심과 아시타비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관련된 논란은 탈당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서 선을 그으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탈당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백종훈 의원 ⓒ수성구의회
백종훈 의원 ⓒ수성구의회

백 의원은 주민께서 선택을 해주신 만큼 남은 1년 6개월의 임기동안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며 향후 거취 문제는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전해진다.

백 의원의 탈당을 두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모 의원은 “어떤 기초의원이 당에 불만에 대해 입장문까지 발표하면서 탈당을 하냐”며 이를 비난했다.

한편 동구의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이윤형 동구의원 사퇴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이윤형 의원이 새마을금고 이사장 출마를 앞두고 의원직 사퇴를 고려중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것, 그러나 이에 대해 동구의회 차수환 의장은 “사퇴에 관한 소문은 들은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직접 이야기한 것이 없고 아직 의회에 제출된 사표도 없다”고 설명했다.


백종훈 수성구의원 탈당의변 전문

사랑하는 수성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수성구 고산1,2,3동 지역 출신 백종훈 수성구의원입니다.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고통받고 있는 새해에 여러분들에게 희망차고 기분좋은 소식으로 인사를 드려야되는 것이 마땅하나, 이렇게 무겁고 가슴 아픈 소식으로 인사드리는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너무나 침통한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 백종훈은 오늘 1월 13일 날짜로 정들었던 더불어민주당을 떠나고자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의원이라는 무거운 자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고마운 정당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2015년 대학 강당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저는 김부겸 의원님을 만나 뵙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특정 정당과 더불어 그와 관련된 정치 집단이 대구의 정치판을 장악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우리 대구의 정치는 고인물 속에서 갈수록 썩어가고 퇴보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려있고 정체되어 있던 대구 정치구도를 바꾸기 위해서 두 번의 낙선에도 도전하시는 김부겸 의원님의 열정에 감복했고, 그분이 가고자하는 길에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변화를 두려워하던 우리 대구를 바꾸는데 미약하게나마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교편을 내려놓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변화의 물결에 동참했고, 그로 인해서 몇십년만에 대구에서 민주당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큰 업적을 이뤄냈습니다. 그분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라는 믿음으로 제가 당선된 것만큼 기뻤습니다. 그 후에 당시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치뤄진 대선에서 지금의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그 기세를 몰아서 민주당의 불모지였던 우리 수성구의회에서도 현재의 국민의힘보다 한석이 많은 과반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그때 김부겸 의원님과 당의 은혜로 수성구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을 위해서 진정으로 일하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서 국민통합을 이뤄내며, 그동안 민주당에서 그토록 비판했던 적폐가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대구가 좀 더 나아지겠지?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 좋아지겠지?’ 라는 믿음으로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의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년여를 지나오면서 바라본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은 처음 했었던 약속들을 잊어갔습니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이라는 대통령 취임당시의 약속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을 비롯한 많은 사건사고들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정당과 이념을 떠나서 대한민국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사상유례없는 분열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면서 국민을 갈라놨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인권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던 우리당 출신의 광역단체장들의 연이은 성범죄와 함께 우리편 감싸기를 위해서 피해자를 모욕하고,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면수심과 아시타비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전 정권에 대해서는 작은 잘못도 비난하고 물어뜯으면서, 자기편이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어떤 문제가 있어도 감싸주는 관대한 모습에서 정의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미 옳고 그름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니편이냐 내편이냐가 더 중요한 당과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인해서 그토록 우리를 지지했던 국민들의 사랑은 조금씩 멀어져 갔습니다. 대통령과 당지도부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하고, 문제를 지적했던 소장파들은 한명씩 한명씩 우리당을 떠나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다양성을 잃었습니다. 대통령을 지켜야된다는 일념하에 우리끼리 똘똘 뭉치자는 그런 생각으로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왔습니다. 잘못을 반성할 줄 모르고, 뻔뻔하게 고개를 드는 정당에게 국민들은 사랑을 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우리편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한다면 또 다시 아픈 역사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친문이니 비문이니 하면서 라인과 계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기회를 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하나 떠난다고 당이 변화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픈 선택을 통해서 제가 아끼고 사랑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최소한 대구와 수성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당원분들과 지지자분들에게는 작은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수개월간 밤잠을 못이루며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라서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저를 이 자리에 있게 기회를 주신 당과 당원분들 그리고 우리당과 저를 지지해주신 많은 주민분들에게는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정치적 스승이자 멘토인 김부겸 의원님께 가장 죄송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며, 저의 결정을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치를 그만둘까?’라는 고민도 있었지만 주민께서 선택을 해주신 만큼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고산지역 주민들과 수성구민들에게 어떻게 봉사해야할지 고민해 보겠습니다. 향후 저의 거취도 주민들과 상의하겠습니다.

저는 떠나지만 제가 머물렀던 더불어민주당과 우리가 뽑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다시 한번 국민들과 대구시민들에게 사랑받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뿐만 아니라 존경하는 김부겸 의원님의 건승도 기원드립니다.

새해 초부터 무거운 소식으로 인사드려서 너무나 죄송하고, 송구합니다. 부족한 저를 꾸짖어주고, 가르쳐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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