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이 시기....대규모 지방의원 연수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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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이 시기....대규모 지방의원 연수 제정신인가
  • 이성현
  • 승인 2020.08.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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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권 지방 사정도 모르고 소통도 없는 일방적 행사 비난 재난 현장으로 가라 목소리

지난 달 8일 예정됐던 미래통합당의 영남권 지방의원 연수가 코로나 19로 인해 연기된 지 1개월여 만에 오는 18일 대구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약 2주간의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전국이 수해를 입은 상황에서 이같이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가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행사를 주관하는 중앙당이 지역 시도당을 통한 현지 상황을 파악도 하지 않는 등 지방과의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통합당 측 지역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통합당에 따르면, 이번 연수에는 대구와경북을 포함해 부산.울산.경남에서 약 5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할 것으로 파악됐다.

행사는 지방의원의 연수 성격으로 필요시마다 그동안 실시됐다. 이번 역시 그 성격에 맞게 김 비대위원장이 통합당 혁신 방향에 대한 특강을 하고, 선거·정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지방의회 발전을 위한 당 지도부와의 토론 등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당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논란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다른 지역에서도 대규모의 인원이 한 장소로 몰리면서 코로나 19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합당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의무착용, 발열 체크와 손 소독 등 구체적인 방역 수칙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통합당 당원들까지도 지금 시기의 행사는 무모하다는 반응이다.

코로나 19 외에 수해로 인한 재난 상황에 당이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당 재난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전국을 다니면 봉사활동에 나서면서 모처럼 국민으로부터 동정 어린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행위나 행사는 지극히 자제되어야 한다는 것.

지역 통합당 당원 A씨는 ” 코로나에 수해에 전국이 난리인데 지금 이 시기에 대규모 당 행사를 하겠다면 그동안 동정을 보내주던 국민도 다시금 돌아서게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차라리 그럴 바에야 조기 전대를 통해 당의 모양을 갖춰 놓는 작업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일침했다.

이어 그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와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실제 그 이야기가 우리 당에 도움이 되겠는가. 현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길게 끌고 갈 이유도 없다. 그런다고 당이 달라지거나 크게 당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럴 바에는 조기 전대를 하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상황을 놓고 비교해보면 이 같은 주장이 꽤나 설득력이 있다. 민주당의 경우, 수해 때문에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오히려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완전히 대조적인 결정이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이런 시국에 모여서 무얼 할 것이 아니라 비대면 연수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1차 연기 당시 이러한 제안이 있었지만, 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 지역 신문은 보도한 바 있다. 지역 당원들은 이러한 중앙당의 행위에 ‘소통과 공감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지방을 인식하는 태도와 방법에서 세련되어질 필요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중앙당 방침만으로 행사를 강행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래통합당 영남권 지방의원 2차 연수’와 관련해 중앙당이 최종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미래통합당 경북도당은 11일과 12일 경북 영덕에서 실시할 예정이었던 '경북지역 여성 지방의원 연수'를 수해 복구에 집중하라는 취지로 무기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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