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도 "이철우 지사 행보 부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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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권도 "이철우 지사 행보 부적절했다"
  • 이성현
  • 승인 2020.05.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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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산불 발화 당시 만찬 현장은 다음 날 비로소 찾아
억울하다지만 결국 잘못된 정보 등이 산불 키운 탓 억울 할 일 아냐 여론

산불현장을 찾지 못한 이유로 사과 요구를 받아 온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관련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대형 산불로 번지면서 큰 재산상 피해와 엄청난 삼림을 태운 안동 산불 첫날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총선에서 당선한 미래통합당 경북 지역 일부 당선인들과 폭탄주를 돌리다가 산불 현장을 찾지 못했다.

도정 질의하는 임미애 의원
도정 질의하는 임미애 의원

도지사의 이같은 초동 대처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315회 임시회 첫날 임미애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비판했다.

이 지사는 “당시 정황들을 볼 때 사과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다. 억울하다”며 사과를 거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실제, 임미애 의원이 13일 신상발언을 요청, 산불 대응 과정과 산하 기관 인사 문제를 비판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날 임 의원은 전날 신청한 신상발언을 통해 안동산불 당시의 이철우 도지사의 술판 논란과 인사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러나 발언이 시작되면서 미래통합당 의원들 사이에서 정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일부 의원은 임 의원을 향해  “뭐 하는 것이냐”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장경식 의장이 마이크는 끄면서 정회가 선포됐다.

이에 임 의원은 “의회 스스로가 역할과 권위를 내려놓은 참사”라며 “의원은 발언을 통해 의정활동을 하는데, 다른 의원들이 듣기에 불편하고 지사에게 비판적인 발언이라는 이유로 마이크를 끄고 막말을 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 의장에게 공식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장 의장은 “신상발언은 징계 등 본인의 신상에 대해 해명할 때 하는 것”이라며 “임 의원의 주장에 반대하는 발언이 또 꼬리를 물 수 있어 회의 진행이 안 될 수있다고 판단해 어쩔 수 없이 마이크를 껐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이 성명을 내고 이 지사의 산불 대응 과정과 경북도의회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경북도당은 14일과 15일 연이어 성명을 내고 “도의원이 공식 발언을 통해 도지사의 부적절한 처신과 인사문제를 지적하는 정당한 활동을 듣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노골적으로 방해한 것은 집행부를 견제, 감시해야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는 심각한 민주주의 파괴행위”라며 “이번 사태가 전체 도의원 60명 가운데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에 의해 벌어졌다는 점에서 시대에 역행하는 다수당의 횡포로 볼 수밖에 없다. 개별 도의원 모두가 집행부를 견제할 동등한 지역 주민의 대표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자 당 도지사라는 이유로 감싸기로 일관한 것은 부끄러운 경북도의회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장경식 의장에게는 “이번 사태가 발생된데 대해 도민 앞에 사과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약속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임미애 의원은 경북도지사로서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현장을 찾지 않은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고, 도민에게 진정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 지사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보수 진영에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손 치더라도 당일 현장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 한 마디면 끝났을 일”이라며 “굳이 이렇게 상황을 확대시킬 이유가 없다. 이보다 더한 일에 대해서도 지도자들은 사과를 한다. 지도자에게는 어떤 상황에서건 억울할 상황이라는 것은 없다. 그것조차 감수해야 한다. 자신의 억울함 때문에 국민들에게 또다른 논란을 부추겨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지역 언론도 처음 이 문제가 제기됐을 당시에는 이철우 지사에 다소 호의적이었지만, 이 지사가 끝까지 사과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오히려 사안을 확대시키는 것을 두고 광역 단체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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