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당들의 끝없는 추락
상태바
보수 정당들의 끝없는 추락
  • 이성현
  • 승인 2019.09.25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 삭발 투쟁 명분도 동참도 지지부진 끝내 자제령
한국당, 류석춘 교수 망언 한국당에 불똘 튈까 노심초사
바른미래당 당내 권력 싸움 점입가경 분당 가시화

황교안 대표의 삭발을 시작으로 현역 국회의원들이 릴레이 삭발을 이어가려던 자유한국당이 일단 당원 및 국회의원들에게 자제령을 내렸다. 진정성이 훼손되면서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가져 오고 있는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황교안 대표에 이어 17일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18일에 강효상 의원을 비롯한 지역의 몇몇 당협위원장이 삭발에 나선데 이어 19일에는 경북 지역 4명의 국회의원도 머리를 밀었다.

최교일 경북도당위원장과 경북지역 일부 국회의원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최교일 경북도당위원장과 경북지역 일부 국회의원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이처럼 릴레이 삭발은 이어졌지만 ⓵자유한국당의 당 규모와 조국 장관 임명 불가 주장 치고는 삭발 규모가 너무 작다는 비난에 쌓였다. 여기에 ⓶참여하는 인물들에 대한 면면에 피로감만 쌓인다는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반응을 더 키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수의 심장 TK는 더 초라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조국 장관의 임명을 불가하다고 주장해 온 자유한국당 21명은 물론이고,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과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까지 삭발을 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작 해야 할 사람들은 지지부진하고, 관심 밖 사람들이 나서다보니 삭발은 오히려 더 큰 논란만 키웠다는 주장인데, 이에 대해 정가 관계자는 “조국 장관의 임명을 저지하려 했다면 일사분란하게 대대적으로 실시했어야 그 진정성을 알아주었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실제, 지난 조국 장관 임명 관련 삭발을 한 국회의원은 자유한국당 전체에서도 열 손가락도 안된다. 황교안 대표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원외이니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 현역 국회의원들의 참여 인원이나 면면은 초라하기만 하다.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의문은 그 때문에 제기됐다. 정가 일각에서는 이번에 삭발에 동참한 이들 대부분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이 필요한 인물들이거나, 사실상 (총선 출마가) 쉽지 않은 인물, 그리고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 정도로 구분하고 있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삭발 자제령을 내렸다. 당 대표가 스스로 삭발했던 이벤트는 하루아침에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자제령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의 삭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규한 의원은 지난 일요일 삭발을 예정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경북의 강석호 의원은 삭발 대신 서명을 받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다른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은 아예 삭발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북 경산의 이덕영 전 당협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25일 삭발을 강행했다.

자유한국당 전 혁신위원장 류석춘 교수 망언 논란

연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류석춘 교수(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가 위안부 관련 강의 도중 물의를 일으킬만한 발언을 해서 논란에 쌓였다. 류 교수는 시민단체로부터는 고발을, 그리고 자신이 섰던 연세대 강단에서는 내려오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류 교수는 최근 자신의 전공과목 강의를하던 도중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었다’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나아가 당시 발언에 이의를 제기한 여학생에게는  “궁금하면 (매춘) 한번 해볼래요. 지금도 그래요” 라는 추가 발언으로 사회적 큰 파장을 가져왔다.

류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난 이후인 지난 2017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했다. 그 전인 2006년부터 1년 동안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보수 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와 특히, 2018년 2월 ~ 2018년 6월까지는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및 6.13 국회의원 재보선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그냥 다른 이들처럼 정당 주변을 한 번 왔다가 스쳐지나가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때문에 한국당 내부에서도 류 교수의 발언을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듯 하다. 자칫 친일 논란을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색깔과 묘하게 겹치면서 국민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란 분석이다.

류교수의 이번 발언은 갈 길 바쁜 한국당에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한국당은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도약하려던 매 순간마다 망언들이 쏟아지는가 하면, 갖가지 아킬레스건들이 터지면서 멈추곤 했다.

가장 최근에는 조국 장관 임명 관련해 키를 손에 쥘 수 있었던 바로 그 찰나, 장제원 의원이 자신의 아들 음주운전 사건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휘청거렸다. 큰 국민적 반감을 불러왔던 조국 장관의 자녀 특례 입학 및 논문 저자 등과 관련해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같은 의혹을 받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황 대표가 삭발을 하고 대선급 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려던 그 찰나에 이번에는 류 교수가 망언을 했다.

바른미래당, 언제 결별하나?

바른미래당이 일촉즉발이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데, 이미 정가에서는 언제쯤이면 당이 갈라질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등장했다. 내부에서는 최근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 그리고 이준석 최고위원까지 징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비당권파에서 분당 경고까지 하고 나왔다. 하태경 의원 징계를 계기로 폭발하는 것 아니냐, 결국은 갈라서게 될 것 같다는 설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분당만은 안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금의 자유한국당과는 함께 갈 수 없다는 점은 당권파나 비당권파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분당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유승민 의원은 분당설에 “그것은 너무 앞서 가는 것"이라며 고개를 젓고 있다.  또 다른 바른정당계 인사도 "우리가 왜 나가느냐"며 일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가 주변에서는 유승민, 안철수의 신당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바른미래당 내부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 때문이다. 시간은 재깍재깍 흐르고 있다. 아마도 분당으로 간다면, 정례 국회와 국정감사 등 많은 이슈가 있는 10월 초쯤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