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사라진 6월 대구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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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사라진 6월 대구시장 선거
  • 이성현
  • 승인 2022.04.02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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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은 미래를 예측한다. 흔히들 정치는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예측 가능한 정치는 상식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정치는 상식적이어야 한다.

광역단체장은 행정관료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특히, 기초와 중앙정부와의 가교역할을 담당하는 도지사 선거와 달리 광역시장은 직접 집행을 한다는 차원에서 단순 행정가가 아닌 정치적 경험이 매우 중요한 자리다.

그러니 대구시장이 되려는 사람은 행정에 대한 개념도 중요하고, 그보다 더 정치적 명분과 능력이 출중해야 한다. 그런 능력을 소지한 후에라야 비로소 개념, 또는 아젠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도시에 대한 정확한 진찰과 처방, 그리고 미래에 대한 아젠다 제시야말로 대구시장이 되려는 사람의 기본 중 기본 덕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절차는 상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대구시장 선거가 어느 때보다 걱정이다. 이번 6월 선거에 도전하려는 이들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일단 2명(김동식, 서재헌)의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모두 젊은 선수들이다. 국민의 당에서 정 용, 그리고 정의당 한민정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정 용씨는 앞선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출마했고, 선거 때마다 얼굴을 내미는 사람이다.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진숙, 김재원, 김정수, 권용범, 유영하 후보가 등록했다. 출마 선언한 홍준표, 고민 중인 류성걸 의원과 김형기 교수 등은 아직 등록 대열에는 합류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지역민들의 관심은 지역 보수 성향과 맞물려 가는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쏠려 있다. 예년 같으면 기대와 설렘 등이 한데 얽혀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랐을 시기임에도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구시장 선거 분위기는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로 가득 차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는 대구 미래에 대한 암담한 전망치를 예견하기도 한다.

시민을 포함한 이들이 이러한 전망을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6~7명의 후보가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이유는 분명해진다. 정치권이 예상하고 관심 있게 바라보는 3명의 예비후보. 김재원, 유영하, 홍준표 예를 들어보자

이들 중 누구 한 사람 상식선에서 출마한 사람이 없다. 명분은 더더욱 없다. 특히, 홍준표 후보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대선에 출마했던 사람이라고 광역단체장 도전을 하지 말라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출마를 만류할 근거도 없다. 그러나, 앞서 말한대로 정치는 상식에서 출발해야 명분이 생기고, 그 상식과 명분이 자라 예측 가능함을 만들어 준다. 

두 번의 대선 출마, 탈당 후 무소속 국회의원 당선, 그리고 대구시장 선거 출마.....최근 5~6년동안 그는 4번의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 
이 가운데 2017년 대선 출마는 당의 당헌당규까지 변경해 가며 출마를 강행했다. 당보다 높은 지지도를 받았다는 게 그가 자랑하는 전리품이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하자 전국을 떠돌다 대구 수성을에 자리를 잡았다. 이 지역에는 대구 유일의 여성 후보인 이인선 씨가 출마했다. 당시 지역 정치권은 여성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지역 특성을 이용해 홍 의원이 가까스로 대구에 입성했다고 해석했다. 

그리고 2022년 대선 경선에서 탈락하자 그는 임기 2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국회의원직 대신 현 단체장의 지지율이 가장 적게 나오는 지역 중 한 곳인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이전까지 그는 자신을 도와 왔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을 대구시장 후보로 만들 예정이었다. 정가 일각에서는 자신을 도운 이 전 청장을 홍 의원이 배신했다는 해석까지 나왔었다.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말을 아끼고 있다.

홍 후보의 최근 몇 년간의 행보를 살펴보면 공통점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 여성과 낮은 지지율, 그리고 대선 권력욕. 여성은 애석하게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 특히 TK 정치권에서는 절대적 약자층에 속한다. 그리고 낮은 지지율 역시 당사자의 가장 약한 곳,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홍 의원은 공격하기 좋은 ....즉 약한 곳, 약자만을 골라서 상대해 파고들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정치권은 예측 가능함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해 왔다. 그래야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행보 역시 중요하다. 일례로, 광역 의회 의장까지 지낸 사람이 기초 의회로 유턴하는 일은 없었다. 의장을 대부분 마지막 행선지로, 그 다음 행보는 기초단체장이나 광역단체장, 또는 국회의원직에 도전해왔다. 대부분 한 단계 높여 도전했던 것이다. 이것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식선에서 그리고 예측을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나는 생각한다.

홍 의원의 행보는 그런 점에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고, 그러다보니 어떤 정책을 일관성 또는 개념 있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을 하기 어렵다고 지역 일부 시민단체 사람들은 하소연한다. 홍 의원의 행보가 지극히 상식적이지 않다는 이유다.

김재원 후보의 행보도 아리송한 측면이 있다. 굳이 지역을 구분하자면 이제까지 그가 걸어왔던 지역 행보는 경상북도다. 정치권의 상식선에서 생각하자면 그의 다음 행선지는 경상북도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게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래서 경상북도 도지사 출마설, 경북권내 국회의원 도전설, 그도 저도 아닐 경우에는 윤석열 정부 입각설 등이 있었다.

그러나 김재원 후보는 대구시 입성을 선택했다. 뜻밖의 행보다. 들리는 얘기로는 과거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을 꿈꾸었다는 것처럼, 김 후보 역시 대구 입성을 꿈꿔 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타이밍은 두 사람 다 아리송하다. 과거엔 도전에 따른 명분이 필요했겠지만 지금 두 사람에게는 행보에 따른 명분이 필요한 때문이다.

그런 이유 등으로 외지인에 상당히 보수적인 대구 지역 정치권은 김 후보에 대해서도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유영하 변호사가 끝내는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요즘 대구시장 선거판을 보노라면 코미디 프로를 보는 것같다. 대구에서 초년 시절을 일부 보냈다고 한다. 지역 연고가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유 변호사가 대구에 대한 고민, 대구에 대한 공부, 대구에 대한 처방과 진찰을 얼마나 하고 나왔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출마 선언 당시 유 변호사가 보여준 행동의 뒷면에는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유영하는 변호사도, 후보도 아닌 그저 코메디 하는 코미디언 정도가 딱 어울린다.

결론은 하나밖에 없다. 유 변호사가 출마한 것은 본인의 대구시장 꿈이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재개 포문을 열어주겠다는 것밖에는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안된다. 그러니 코메디다.  

유 변호사가 어느 정도의 득표를 할런지는 의문이다. 유 변호사의 출마를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이 정치를 재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럴 일도,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다시 갈라지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다. 적어도 지금 같아서는.

대구시장은 무거운 자리다. 그럼에도 출마한 이들 대부분은 무거운 책임감보다는 개인적 욕망이 먼저 보인다. 대구시장 자리는 홍준표의 개인적 욕망과 떠돌이 생활을 종지부 찍기 위해 활용되어지는 자리가 아니다. 생계혀 정치인의 자리가 아니다. 

김재원의 정치연장을 위한 대구입성 카드 정도로 인식되어져서도 안된다. 특히 유영하를 앞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재개를 위한 이용 도구로 전락해서는 더더욱 안되는 자리가 대구시장 자리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자녀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삶을 영위해 나가야 할 250여만명의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6월 대구시장 선거는 250만 시민들이 주인공이지, 6~7명의 비상식적인 후보들이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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