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8년 고생만 하다...이제 여당 시장 역할 하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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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8년 고생만 하다...이제 여당 시장 역할 하나 했더니...
  • 이성현
  • 승인 2022.03.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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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고생만 하다...이제 여당 시장 역할 하나 했더니...

"8년 전 대구를 혁신하라는 시민 여러분의 명령을 받아 취임한 이후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8년 임기 중 5년을 야당 시장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일해야 했고,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것을 멈추게 하고 혁신으로 가는 앞길을 가로막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토로한 아쉬움 가득한 발언이다.

2020년 코로나 정례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시장
2020년 코로나 정례브리핑하는 권영진 대구시장

그의 발언대로 지난 8년간 대구는 여당 도시의 프리미엄으로 대구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가 싶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여당에서 야당 도시로 전락했다.

이후 대구는 극단적 진영대결과 네 편, 내 편이 극명한 정치현실을 맞이해야 했다. 야당 시장으로 일한다는 것은 정말 고되고 어려운 일이었다. 자칫하면 계획 했던 대구산업 지형변화와 미래 먹거리 산업 전반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당장 1년 농사가 힘들어질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여당 출신 경제부시장 영입이었다.

당시 권 시장은 지금의 국민의힘 내부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출신의 홍의락 경제부시장 영입을 관철시켰다. 이는 여야를 떠나 대구시민만을 바라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권 시장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홍 전 부시장의 영입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해 대구시 예산은 현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권 시장에게는 코로나19라는 뜻하지도, 반갑지도 않은 악재가 또 기다리고 있었다. 바이러스 재난을 누가 일부러 퍼뜨린 것도 아닐진대, 대규모 확산의 진원지가 된 대구의 수장으로 권 시장과 대구시민은 온각 수모를 당해야 했다. 고담도시 대구라는 조롱과 대구 봉쇄라는 모멸감도 당해야 했다. 권 시장을 신천지에 갖다 붙이는가 하면, 가짜 백신 사기 주역으로 몰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구시민과 권 시장은 묵묵히 감내하며 이겨냈다. 권 시장은 코로나 19 발생 1년 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시장실에 간이침대를 깔아놓고 최일선에서 방역을 책임졌다. 마스크가 코로나 방역의 가장 우선이자, 필수라는 것을 인지하고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스크쓰기 의무화‘라는 것을 공표했을 때는 대구시민도 전 국민도 그를 조롱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가 옳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방법, 마스크 쓰기 의무화, 생활 치료소 등등은 모두 대구 방역의 산물이자 권 시장의 결단에서 내려진 K- 방역의 대표적 상징이 됐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것은 시민들의 따뜻한 인사가 아니었다. 대구가 중앙이나 윗동네로부터 조롱을 당할 때면 많은 대구시민들은 권 시장에 책임을 물으며 그를 비난하는 동조했다. 가짜 백신 소동이 일어났을 때 시민들의 권 시장 비난은 극에 달했다. 이때만 해도 다른 지역이 대구시와 마찬가지로 백신을 수입하려 했다는 사실을 아는 대구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중앙은 대구에만 비난을 했고, 그 비난은 권 시장이 모두 안아야 했다.

어느 날 그는 어지럼증을 느꼈다. 혹자들은 “쇼”라고 했다. 그러나 그의 어지럼증은 향후 ‘암’

이라는 무서운 질병이 되어 돌아왔다. 코로나 펜데믹을 몸으로 부딪히고, 전국민과 대구시민의 비난을 받아내며 얻은 것이 ‘위암’이었던 것이다.

초기 암을 극복한 그가 3선 도전에 뜻을 세웠다. 그리고, 진보 정권은 10년도 안되어 권좌를 내줬다. 윤석열 당선인을 일찌감치 점쳤던 권 시장은 30일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대구시장으로서 제 소명과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고백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불출마 선언과 그동안 그가 대구시를 위해 해왔던 일들을 지근에서 바라보았던 일부 언론인들의 입에서는 탄식 소리가 나왔다. 때로는 언론의 고유한 특성상 그를 때리기도 했지만, 역대 그 어느 시장보다 올바른 시정 감각과 중립적이며 합리적인 사고 의식, 그리고 대구 미래에 대한 적절한 아젠다 제시와 실행 능력을 보여 줬던 그를 이대로 보내야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탄식이었다. 그리고 새로이 들어서게 게 민선 8기 대구시장에 대한 고민도 묻어 있는 소리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권 시장은 브리핑실을 나갔다. 그 때 누군가 “이제 여당이 되어 뭘 좀 제대로 해보나 싶었는데 .....권 시장도 참 운이 없다. 일만 죽어라하고 좋은 소리도 못듣고 ....쯔쯧” 탄식하는 소리가 무겁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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