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도 배려도 모르는 국힘 '대구는 그들에게 그저 광대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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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도 배려도 모르는 국힘 '대구는 그들에게 그저 광대란 말인가'
  • 이성현
  • 승인 2021.10.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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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원외 당협위원장의 교체를 두고 대구지역 정가가 발칵 뒤집어지고 있다. 원외 당협위원장 교체가 무얼 그리 의미가 있다고 정가를 뒤집어놓느냐고 의문을 갖겠지만, 참으로 흔치도 않을뿐더러 명분까지 부족한 상황서 맞닥뜨리는 이 상황이 지역정가로서는 영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특히, 이 과정에 특정 대선 후보의 이름이 거론되고, 중앙당 최고위 의결 과정에서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도 담보되지 않은 흔적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국민의힘‘이라는 공당으로서의 체면도 여지없이 구겨졌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8일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경북 김천의 송언석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복귀시키고 대구 수성을 지역 조직위원장으로는 홍준표 의원을 각각 의결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송 의원이야 탈당을 했다가 다시 복당되면서 자연스럽게 복귀한 셈이지만, 문제는 대구 수성을 지역이다. 이곳에는 기존 이인선 위원장이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운영해오고 있었다. 

무소속으로 이곳에 출마해 가까스로 당선된 홍준표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한 이곳이 논란이 된 것은 홍 의원의 복당이 이뤄지고 그에 따라 당협위원장을 내놓으라는 홍준표 의원 주변인들의 겁박이 시작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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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선, 당에 “이건 아니잖아~” 洪에 “비열, 의리도 없는..” 효력정치 가처분 등 대응

이인선 위원장은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지난 밤 잠을 한 숨도 못 잤다고 했다.  “내가 그동안 당에 무엇을 잘못한 건지. 그런(잘못) 게 있기나 한 것인지....내가 지금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억울하고 궁금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인선 위원장은 대구 지역 여성 정치인을 대표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라고, 대구에서 교편과 행정, 정치를 해 온 순종 대구 인재로 인정받고 있다. 교육자로서, 행정 공무원으로서, 그리고 지역 산하단체 수장 등 각계의 다양한 경험은 물론, 가는 곳마다 실적을 내고 실력을 검증받은, 흔하지 않은 지역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다른 이면에 이인선 위원장은 지역 특유의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아픔과 설움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중남구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그는 여론조사 1위를 달렸음에도 느닷없이 달성에서 날아 들어온 곽상도(종전까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라는 인물에 공천을 강탈당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진박 프레임을 가동하며 지역정가를 헤집어 놓았고, 중.남구에서 수성 을로 가라는 당 방침에 따라 이인선은 수성 을로 지역구를 바꿨다. 당시 주호영 의원은 당의 방침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인선에 승리했다. 새누리당이 곽상도 문제를 일찌감치 처리하거나 이인선 지역구 이동 역시 일찍 했다면 이인선이 당선됐을 것이란 분석들이 많았다.

4년 뒤인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인선은 새누리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이름이 바뀐 상황에서 경선을 통해 당 공천권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당 방침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현 의원과 맞붙었다. 강력한 후보와 맞부딪힌 이인선을 위해 당은 선거지원도 변변하게 하지 않았다. 결국 이인선은 아주 근소한 차이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이인선에 대한 당의 행동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지역 정가는 이인선을 가엽다고까지 했다.  어느새 그에게는 ‘희생양’이라는 딱지가 붙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그 딱지가 이어지는 느낌이다. 

예상은 했던 일이라 당협위원장을 뺏기는 일이 억울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당이 최소한 사전에 소식을 전해주던지, 그 이유 정도는 통보해 주었어야 했다. 실제, 29일 아침까지도 그는 자신이 당협위원장에서 밀려났다는 소식을 보도를 통해서만 접했을 뿐, 당으로부터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 그리고, 기자회견장인 대구시당에 도착해서야 중앙당이 내려 보낸 한 장의 공문을 어렵사리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의결’이라는 표현이 붙어 있었다. 일부 매체가 보도한 ‘박탈’이나 ‘사퇴’는 아니었다.

이 위원장은 과정에 억울해했다. 20대에서 주호영 의원에 한 번 당했던 터라 이 위원장의 당협위원장 내주는 것은 익숙하다. 그렇잖아도 홍준표 의원이 복당을 했고, 대선 후보가 결정이 되는 11월 5일을 기점으로 (수성을 당협위원장) 내 줄 생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①공식 상정도 되지 않은 안건을 느닷없이 현장에서 올려놓고 기습적으로 의결해 버린 이러한 상황, ② 교체와 관련해 사전 및 사후 당사자 통보 전무 등은 공당으로서 당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가 아니라고 그는 울먹였다. 

결국 이인선은 “나는 이번 의결과 관련해 그 이유 등에 관해 반드시 알아야겠다”며 29일 아침 수성을 당협위원장 교체와 관련해 당이 방침을 재고할 것을 요구하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염치도, 배려도 보이지 않은 국민의힘 “결국 대구 또 버리나” 

이인선 위원장 소식이 지역정가로 퍼지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는 반응이 일각에서 있지만, 대부분은 당의 방침과 절차 등을 비난했다. 

지역사회는 “국민의힘이 또 대구를 버렸다”고 성토했다. 나아가 대구의 여성을 버렸고, 국민의힘 당원을 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굳이 (당이) 지금 이 시기에 이런 일을 벌여야 할 명분도 없거니와 하더라도 스리슬쩍 일방적으로 처리해버리기를 일삼는 행동은 결국 국민의힘 자체가 대구경북을 소위 말해서 알로 보고 있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언제든 가장 먼저 희생을 했던 대구경북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더욱이 그 대상자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또 참고 이해할 것이라는 옹졸한 인식이 이번 과정에 철저하게 녹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수성을 당협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날 “지도부 결정에 대해 실망을 넘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서문시장 배추장사도 이렇게는 안한다. 최고위원회가 열리면 안건이 상정되고, 어떤 안건이 상정되었는지 당사자에게 공표는 되어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절차 아닌가, 사퇴 의결을 했다고 한다. 사퇴는 본인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사퇴를 했다는 말인가”라며 “중앙당에서 그렇게 언론에 보도자료가 나갔다면 그건 정말 무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우리 당원들은 (당원 입장이야) 어느 누구가 위원장이 되든 상관없다”면서도 “그러나 최소한의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의결이 되었을 때 우리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이번 의결은 합법적인 절차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와 중앙당은 우리 수성을 당원들에게 반드시 설명을 해야 한다”고 거듭 거듭해 강조하면서 당의 변화를 갈망하는 그들의 모습은 차라리 애처롭기까지 했다. 

대구를 잘 모르고, 대구 정치 현장을 잘 모르고, 대구 사회의 특성을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이번 사안이 뭐 그리 중요하고, 의미를 둘 필요가 있는지에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대구를 걱정하고, 대구 정치를 우려하고, 대구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바라는 이들의 입장을 빌어보자면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얼마나 어리숙하게 이번 사안을 의결했는지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이번 의결 절차를 본 대구시민들은 국민의힘 중앙당이 대구에 희생만 강요할 뿐, 사실은 관심조차 없다는 반증이라고 풀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구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에 대한 시각과 언제든지 요청만하면 당비에, 인력 동원에, 댓가 없는 희생까지 감내하는 당원들까지 무시한 행위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최고 정점에는 홍준표 의원이 어느새 부터인가 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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